꽤 좋았었다. 수년만에 악동들이 돌아와 새로 음반을 내고 활동을 하고.
30대도 중반이 된 내게 한없이 어리기만 한 아이돌들의 음악속에서
그래도 내 20대를 함께 했던 악동들이 다시 돌아왔다니, 오히려 아니러니하게도 상큼한 청량감이 있었달까.
실제로 그들의 외모는 세월을 속일 수 없고, 또 오래전 DOC를 좋아했던 나 자신도 젊은 호기보다는 시류에 편승하는게 편하다는 사실을 알아버린 후였다고 해도,
과연 그 악동들은 '놀이판'을 벌일 줄 아는 사람들이었다는걸 재확인했고, 그래서 반가웠다. 좋았었다.
어디 40대의 아저씨들이 무대에서 그렇게 사람들의 분위기를 휘어잡고 흥겹게 할 수 있을까.
DOC니까 가능한 일이었다고 극찬하고 싶었고
또 그들의 어느정도의 성공(?)은
(아이돌을 정말 좋아하는 나로서도)
굉장히 고무적인 일이어서, 즐거웠고 반가웠다.
그랬는데...
DOC한테 1위가 그렇게 중요했나. 그것도 엄청 말이 많은 KBS의 순위집계따위가?
뭐 물론 방송 당시에 바닥에 주저앉아 버둥거린다던지 카메라앞에서 계속 보아를 가리고 있다던지 꽃다발을 내던져버린다던지 하는 일들은 과연 악동다운 장난기 어린 퍼포먼스인줄 알았다. 본방송을 끝까지 계속 지켜봤던 나도 그렇게 이해했었다. 그리고 DOC니까. 절대 철들일 따위 없는 그들이니까. 그것이 그들이니까 그렇게 이해했다. 허허 웃으면서. 또 보아도 그렇게 이해한것 같고.
더구나 SBS와의 껄끄러운 상황에서 그 연장선으로 제도권 공중파 방송의 순위산정에 대한 그들만의 불만표시 방식이겠거니 하면서 아주 조금은, (보아를 너무너무 좋아하는 나조차) 정말 아주 조금은 카타르시스도 느껴졌었다.
하지만, 곧바로 이어진 트위터에 뭐라고.
기분이 드러워? 음반 사재기...?
단순한 퍼포먼스가 아니었단 말인가? 그게 진심이었어...?
기분이 "드러워서" 행한 진심어린 행동이었더란 말인가???
어우 세상에나. 정말로 대형기획사에서 음반을 사재기하는지 어쩌는지는 난 모르겠다.
하지만 DOC는 뮤직뱅크에서 거기까지만 했어야 했다. 적어도 그것이 퍼포먼스였다고 이해했던 나같은 평범하기 그지없는 시청자들에게는, 딱 거기까지가 과연 DOC다운 퍼포먼스였고, 보기에 마냥 좋지는 않았더라도 허허허 넘어갈 수 있었던, 그게 DOC니까. 그들은 거침없는 악동이었으니까.
그런데 트위터의 글을 보고는 이젠 불쾌하다. 꽃다발을 내팽개치고 발로 찬 그 행위는,
그래도 음원을 구입해주고 무대에 호응해주고 DOC를 1위 후보까지 올려준 다수팬들의 얼굴에까지 먹칠을 하는 행위였고, 또 그것이 그들의 진심이었으니까.
사과라.
대체 누구한테 사과를 한다는 말인지?
꽃다발한테? 보아한테? KBS?? SBS???????
또, 그 첫번째 사과라는게 인기가요 클로징 무대에서 족자따위를 펼쳐든 그런 사과.
그리고 '첫번째'라. 사과도 시리즈로 할 생각인 모양인데. 지나치게 장난스럽다. 그들 말마따나 수위를 넘었다. 철드는 것 따위 저 멀리 던져버린 DOC다운 것이라 넘어가고 받아들여야 하나?
나름 보아의 인기가요 1위를 예상하고 클로징을 준비한 듯 한데, 예상을 깨고 샤이니의 1위. 첫번째 사과인 족자따위는 결국 샤이니까지 벙찌게 만들어버렸고,
퍼포먼스는 장난이었고, 트위터는 아~~무 생각없이 찌끄리고,
사과조차 받는 주체가 모호~~ 해져 버린 괴상한 상황이 되어버린 지금
그 사과라는 "첫번째 족자"를 받을 상대는 과연 누구란 말인가?
DOC.
그렇게 흥겹게 즐길줄 아는 악동들인줄 알았는데.
사고뭉치들인것은 익히 들어왔고 익숙하지만, 그래도 그들을 봐 주는 시청자들이나 팬들을 향해서는 예의를 지킬 줄 알았건만.
발로 찬건 단순히 꽃다발이 아니었다. 그건 오래도록 DOC의 음악같은 것을 기다렸고, 그들만이 벌일 줄 아는 '판'의 흥겨움에 목말라있던 팬들이 DOC를 향해 퍼주기를 망설이지 않았던 '반가움'이고, 그렇게 사라고 외쳤던 음반을 그나마 사 준 나같은 팬들의 '기대'였다.
사과, 본인들끼리 잘 풀었다는 보아한테 할 게 아니라 DOC의 행동이 이렇게도 불쾌한 팬들한테 해야 하지 않을까?
반가워마지 않던 그들이, 유쾌하게 판을 벌여 놀 줄 아는 악동들이 아니라 못나 빠진 찌질이들이었음을 기분나쁘게 확인해야만 했던 시청자들한테 해야 하는게 사과가 아닐까?
새삼스럽게도 미아리복스라는 그 망언이 새록새록 기억이 되살아나고, sbs를 향했던 그 쓴소리도 곧이곧대로 안들리게 되어 버렸다. 정말 불쾌하기 짝이 없다.
나 이런 사람이야
그래서 뭐 어쩔래
아, 그렇게 말한다면 할말 없다.
정말로, 할 말 없다 이젠.
'관심사 > 저쪽 세상에 관한 단상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 DOC - 발로 찬건 단순히 꽃다발이 아니었어. 그리고 사과라고...? 누구한테? (2) | 2010/08/15 |
|---|---|
| [6월 21일] 연예계 소식은 아니지만 재미있길래 (4) | 2010/06/21 |
| [6월 19일] 연예계소식 - 내멋대로 발느린 감상평 (2) | 2010/06/19 |
| [5/24] 연예 뉴스 몇개 - 심심풀이. (2) | 2010/05/24 |
| [5/22] 연예기사 몇개 - 연예계는 재미있어. (2) | 2010/05/22 |
| [5/21] 연예계 뉴스 몇개 까보기 (0) | 2010/05/21 |
| [저쪽 세상에 관한 단상들] 이 카테고리의 의의 (2) | 2010/05/21 |



댓글을 달아 주세요
멋진 글입니다
글 잘쓰시는 분들 보면 부럽습니다^^
언제나 글 쓸 때마다 부끄러운걸요.
그래도 칭찬 해 주시니 기분 좋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